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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oie de Vivre. A delight in being alive; keen, carefree enjoyment of living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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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7년의 1살 또또와 2017년의 11살 또또. 너무 귀여워서 손을 하도 만져대니 손을 숨기고 귀찮다고 저렇게 째려보던 게 어제같은데, 이제는 그냥 자기 맘대로 안 되면 저러고 째려본다. 정말 그대로 컸다. 

 

갑자기 하루하루가 아까워지는 순간이 있다. 어느새 훌쩍 커버린 강아지들을 볼 때 그렇다. 내 눈에는 아직도 내 손바닥만한 아가 강아지인데 언제 다 커서 이제 10살이 훌쩍 넘었다.

2년만에 한국에 간 작년 가을, 애비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고 산책할 때도 예전처럼 걷지 못했다. 예전만큼 리드줄을 당기는 힘이 팽팽하지 않았다. 또또는 저 앞에 가는데 애비는 그 뒤를 따라갔다. 캐나다에 있는 동안 어렴풋이 애비 건강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, (개바보를 넘어 개호구 수준인) 내가 속상해 할까봐 우리 가족은 나한테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 같다. 당연했다. 애비는 17살이 넘었고 사람 나이로 치면 아흔이 넘은 거다. 캐나다로 떠날 때 부터 마음의 준비는 했었지만 막상 닥치는 세월의 흔적을 보니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. 덜컥 겁이 났다. 

하지만 우리 애비는 여전히 내 새끼고 또 언제나처럼 씩씩하고 꼬장꼬장하고 예뻤다. 애비는 변한 게 아무 것도 없었다. 그저 이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는게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. 요즘 내 옛 사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기도 하다. 예전엔 내 불만족하고 뚱뚱한 모습만 보고 살았는데 몇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 그 때만큼 날씬하고 젊었을 때가 없었다. 지난 시간을 좀 더 예쁘게 오로지 나를 위해 쓰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써버린 것 같아 아까웠다.

애비를 보면서 다짐했다. 그냥 오늘을 잘, 충실하게 후회하지 않도록 살자고. 오늘이라도, 지나서 후회하지 않을 날들로 채워 보자고. 그렇게. 한 번 더 예쁘다고 오늘 수고했다고 괜찮다고 우리 강아지들한테, 엄마아빠한테, 친구한테, 동생한테, 그리고 나한테 얘기하기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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